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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중산층입니까?
광주전남일보 | 승인 2018.11.16 14:38
   
▲ 정영희 여수 한려초 교장.

‘당신은 중산층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중산층의 개념이 아직도 명확하게 정립되어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고소득층이나 빈곤층은 아닌 그럭저럭 살 만큼 살아가는 부류라고 하기도 하고, 세계적인 유명제품 구매력을 갖고 국제 수준의 교육을 원하는 계층이라 일컫기도 하고, 사회적 문화 수준이 중간지대로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OECD 기준에 의하면, 중산층은 가구소득 기준 25~75% 범위에 속한 계층이다. 이 지표는 단순히 소득액을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여 구분한 것인데, 중위소득 기준 25% 미만은 빈곤층, 이상인 가구를 고소득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 경제적인 소득 지표만으로 중산층을 분류하는 우리와 달리, 선진국에서는 반드시 사회·문화적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항목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문화와 예술의 나라 프랑스는 외국어 활용능력, 즐기는 스포츠에, 연주 가능한 악기와 요리 실력, 깨어있는 시민 의식,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를, 영국은 신사 나라답게 페어플레이와 자신의 주장과 신념, 독선적 행동 지양과 사회적 약자 보호, 불의·불평·불법 대처 등을 지표로 삼고 있다. 미국은 자기주장, 사회적 약자 배려, 부정과 불법 금지, 정기적 비평지 구독 여부를 기준으로, 국제 민간 경제회의체인 다보스포럼에서는 스스로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정신적 의지가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우리의 중산층 기준을 살펴보면, 자가 및 자가용을 소유하고 자녀를 사립대학교에 보낼 수준이 되어야 하며, 5~7천만 원가량의 연간 소득이 되어야 한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과 월 5백만 원 이상 급여, 2천CC급 이상 중형차를 타야 하고, 1억 이상 저축액과 매년 해외여행이 가능한 자여야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조선 시대 중산층 기준은 탈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서적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햇볕 쬘 마루, 차 달일 화로, 봄 경치를 찾아다닐 나귀 등을 꼽았다니 오늘날과 비교하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리의 중산층 기준은 선진국과 현저한 견해 차이를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선진국일수록 비평지 구독, 요리능력, 악기연주 등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에 방점을 찍고 있다. 물론 경제적 여건이 뒤따라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중산층을 가르는 척도가 사뭇 다르다. 우리도 요리나 악기연주는 향유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정치·사회·문화비평에 관심을 두고 전문잡지를 구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복잡다단한 사회일수록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사회·문화적 비평이 필요하다. 그 안목을 넓히기 위한 수단이 사회 비평적 책 읽기라면 비평지 구독은 좋은 방법의 하나가 틀림없다. 결론적으로 민주시민으로서 사회정의 실현에 참여하고, 공존을 위한 사회적 연대 의식을 강조한 지표라 하겠다.

사회·문화적 가치를 앞세우는 선진국과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우리와 비교할 때 많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희망 사항이지만 그렇다고 의기소침할 일도 아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한 사회·문화적 가치 창조나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다지자는 뜻으로 읽혔으면 한다.

중산층, 건강한 삶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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